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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와 한미반도체의 갈등과 협력: HBM 장비 수주전의 향방
고대역폭메모리(HBM) 장비 공급을 두고 갈등을 빚어왔던 SK하이닉스와 한미반도체의 관계가 파국을 면했다. SK하이닉스가 한미반도체의 장비를 다시 구매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1. SK하이닉스의 TC 본더 재수주
한미반도체는 지난 16일 SK하이닉스로부터 열압착(TC) 본더를 수주했다고 공시했다. 계약 규모는 428억 원으로, 공급 기간은 7월 1일까지다. TC 본더 1대당 가격은 약 30억 원으로 알려졌으며, 한미반도체는 총 15대 안팎의 장비를 납품할 예정이다.
이 수주는 SK하이닉스와 한미반도체 간의 협력 관계가 재개된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SK하이닉스는 HBM3E까지 한미반도체의 장비를 사용해왔으나, 갈등이 격화되면서 한화세미텍의 장비를 도입하며 공급망을 다변화한 바 있다.
2. 갈등의 배경: 한화세미텍의 등장
갈등의 시작은 한화세미텍이 SK하이닉스 공급망에 진입하면서 본격화됐다. 한미반도체는 후발주자인 한화세미텍이 더 고가의 장비를 SK하이닉스에 공급하는 데 반발하며, 4월 1일부로 TC 본더 가격을 인상하고, SK하이닉스 생산라인에 투입된 유지·보수 인력까지 철수시키는 강수를 뒀다.
SK하이닉스는 AI 시장 성장에 따라 HBM 생산량을 늘려야 하는 상황에서 한미반도체와의 협력 관계를 완전히 단절할 수 없었다. 결국 이번 수주를 통해 양사는 봉합 수순에 들어간 것으로 해석된다.
3. 특허 소송과 공급망 다변화
한미반도체는 한화세미텍에 대해 특허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만약 한미반도체가 소송에서 승소할 경우, SK하이닉스와 한화세미텍 간의 장비 공급 관계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또한 SK하이닉스는 HBM 장비 공급망을 다변화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번 수주와 함께 한화세미텍도 385억 원 규모의 HBM 장비를 SK하이닉스에 납품하기로 했다. 이는 한미반도체와 한화세미텍이 나란히 경쟁 구도를 형성하게 된 배경이다.
4. 향후 전망: 치열한 공급전 예고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향후 TC 본더 공급사를 다변화할 예정이며, 추가 발주도 계획 중이다. 이로 인해 한미반도체와 한화세미텍 간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특히 한미반도체가 미국 마이크론에 대한 공급을 확대하고 있는 점은 향후 SK하이닉스와의 관계에도 변수가 될 전망이다.
결론
SK하이닉스와 한미반도체의 갈등은 HBM 장비 공급이라는 핵심적인 사안에서 비롯된 갈등이었으나, 이번 수주를 통해 일단락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화세미텍이 공급망에 진입한 만큼, 한미반도체는 특허 소송과 함께 고객사 다변화에 집중할 가능성이 크다. SK하이닉스의 추가 발주 여부가 양사 간의 경쟁 구도를 더욱 심화시킬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